길랑바레 2

[회복일기⑤] 길랑바레 증후군, 인공호흡기 모드가 바뀐 날의 기록

숨 쉬는 일이 익숙해질 무렵늦은 오후, 다시 눈을 떴다.기계가 대신하는 호흡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 숨결은 전보다 한결 부드러웠다.그제야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다.간호사들은 분주했고, 기계에서는 일정한 리듬의 소리가 흘러나왔다.입에는 인공호흡기가 연결되어 있었다. “가래가 차면 숨 쉬기 힘드니까, 필요할 때 불러주세요.” 간호사의 말처럼 가래는 자주 찼고,나는 숨 쉬는 데 집중하느라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생소한 장비에 익숙해지기까지, 나는 자주 간호사를 불렀다. 괜찮은 척하는 주말목 통증 때문에 엄마가 사다 준 경추베개는 그제야 비로소 편안함을 느끼게 해줬다.낯선 환경이라 깊이 잠들 수는 없었지만,그래도 다음 날 엄마 면회 때는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아 일부러 웃으며 장난도 쳤다. 간호사들과의 석션..

이로의 하루 2025.05.25

[회복일기④] 길랑바레 증후군 중환자실 둘째날, 인공호흡기를 달았다.

중환자실 입실, 침대 위의 나간호사들이 나를 중환자실 침대로 옮겼다.병원복을 갈아입히고, 손목에는 환자 팔찌를 채웠다.손등에는 주사 바늘이 꽂혔고, 나는 이제 완전히 누워 있는 환자가 되었다. 뇌척수액 검사를 한 상태였기 때문에척수액이 흘러나오지 않게 하루 동안은 바른 자세로 누워 있어야 한다고 했다.혹여나 잘못될까 봐, 등을 침대에 꼭 붙인 채 "네" 하고 조용히 대답했다. 움직일 수 없던 밤첫날밤은 말 그대로 괴로움 그 자체였다.이제는 고개를 돌리는 것조차 힘겨웠고, 침대에서 등을 뗄 수도 없었다. 목은 전날보다 훨씬 아팠고,아무리 끙끙 앓아도 고통은 잦아들지 않았다.결국 새벽 늦게야 겨우 잠들었다.그마저도 자다 깨기를 반복하며 아침을 맞았다. 면회시간을 기다리며아침, 간호사에게 면회 시간을 물었다..

이로의 하루 2025.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