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는 일이 익숙해질 무렵늦은 오후, 다시 눈을 떴다.기계가 대신하는 호흡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 숨결은 전보다 한결 부드러웠다.그제야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다.간호사들은 분주했고, 기계에서는 일정한 리듬의 소리가 흘러나왔다.입에는 인공호흡기가 연결되어 있었다. “가래가 차면 숨 쉬기 힘드니까, 필요할 때 불러주세요.” 간호사의 말처럼 가래는 자주 찼고,나는 숨 쉬는 데 집중하느라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생소한 장비에 익숙해지기까지, 나는 자주 간호사를 불렀다. 괜찮은 척하는 주말목 통증 때문에 엄마가 사다 준 경추베개는 그제야 비로소 편안함을 느끼게 해줬다.낯선 환경이라 깊이 잠들 수는 없었지만,그래도 다음 날 엄마 면회 때는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아 일부러 웃으며 장난도 쳤다. 간호사들과의 석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