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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이야기

[봄이일기 5] 고양이가 빨래한 이불을 좋아하는 이유와 행동 패턴

by 이로 E.ROH 2025. 6. 12.

봄이일기 5: 고양이가 빨래한 이불을 좋아하는 이유와 행동 썸네일

 


 

고양이는 왜 새빨래를 좋아할까?

세탁한 침구 위에서 편하게 누워 쉬는 고양이 모습
침대 위에서 나른하게 누워 있는 고양이

 

봄이는 어릴 때부터 빨래한 이불이나 담요 위에서 뒹굴거리길 좋아했어요.

빨래 냄새를 구분할 줄 아는 건지,

새로 깔아주는 걸 옆에서 보고 기다리다 다 끝났다 싶으면

먼저 올라가서 몸을 비비며 드러눕고, 얼굴을 묻고, 뒹굴뒹굴 굴러요.

말끔하게 정리된 이불 위에서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누운 채

마치 “이건 내 거야”라고 말하는 듯한 얼굴로 저를 바라볼 때면 ‘빨래의 최종 점검은 봄이 몫’이라는 말이 떠올라요.


본가에서도 이어지는 봄이의 빨래 사랑

이불 안에 들어가 발만 내민 채 잠든 고양이의 귀여운 모습

 

오랜만에 본가에 내려갈 때면, 엄마는 제가 오기 전 미리 방에 이불을 새로 깔아두세요.

그리고 제가 도착해서 방에 들어가 보면, 역시나 먼저 자리를 잡고 꿀잠 자고 있는 봄이를 발견하게 되죠.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공간, 가장 포근한 자리를 알아보는 능력은 정말 천부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빨래한 이불 위에서 뒹굴거리는 고양이

빨래 냄새가 채 빠지지 않은 포근한 이불 위에 누운 봄이를 보면,

그 공간이야말로 봄이에게 하루 중 가장 안락하고 편안한 장소 같아요.

그 위에서 뒹굴고, 눈을 감고, 몸을 쭉 펴는 모습은 그 자체로 ‘지금 이 순간이 좋아’라는 말처럼 느껴지거든요.


고양이가 빨래한 침구를 좋아하는 이유는?

빨래 끝낸 수건 더미 위에 올라가 앉아있는 고양이 봄이
빨래 개는 중에 위에 올라앉아 있는 고양이

 

고양이가 세탁 후 이불이나 빨래 위를 좋아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 청결한 냄새와 감촉: 고양이는 사람보다 약 14배 이상 예민한 후각을 가지고 있어요. 세탁된 섬유에서 나는 깨끗한 냄새는 자극이 덜하고, 기분을 안정시켜주는 역할을 해요.
  • 따뜻한 온도: 건조기나 햇빛에 말린 이불은 표면에 잔열이 남아 있어 고양이가 눕기에 이상적인 온도를 유지해요. 평균 30~38도의 따뜻한 곳을 선호하는 고양이에겐 안성맞춤이죠.
  • 낯선 향에 대한 호기심: 세제나 섬유유연제의 향기는 고양이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지만, 익숙하거나 순한 향이라면 오히려 관심을 끌 수 있어요. 단, 향이 강할 경우 피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해요.
  • 포근한 표면: 세탁 후의 뽀송한 이불은 고양이의 발바닥 감각에도 기분 좋은 자극을 주며, 몸을 말고 눕기에도 편안한 구조예요.
  • 보호자의 향: 빨래를 정리하고 이불을 깔면서 자연스럽게 보호자의 체취가 스며들기 때문에, 고양이가 심리적으로 안심하고 편안함을 느끼게 돼요.

이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고양이는 빨래한 침구 위에서 안정감과 만족감을 느낍니다. 단순히 좋아하는 게 아니라, 후각과 촉각, 습성 등 다양한 감각이 동시에 작용하는 본능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어요.


포근한 순간을 함께 나눈다는 것

흰 소파에 기대어 편하게 앉아 쉬는 고양이 봄이
베개 옆에서 뒹굴며 바깥을 응시하는 페르시안 고양이

 

어떤 날은, 이불을 덮기 전부터 올라와서 구르고

어떤 날은, 개어놓은 빨래 더미 위에 스르륵 올라가 낮잠을 자요.

 

그런 봄이를 바라보다 보면,

‘포근함’이라는 감각을 인간뿐 아니라 고양이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게 참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봄이에게 ‘빨래한 이불’은 그저 새로운 이불이 아니라,

새로 갠 포근함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은 하나의 작은 의식 같아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봄이에게는 그게 아마 '빨래한 이불에서 뒹굴거리기' 일지도 모르겠어요.